Saturday, December 28, 2013

박목사님의 설교와 상통하는 소리가 마음을 울립니다.

SNS 스타 목사’의 허를 찌르는 교회 이야기 <본질이 이긴다>
기독교의 야성(野性)과 교회 본질에 대한 통찰…<본질이 이긴다> 펴낸 김관성 목사
김민정 l 등록일:2013-12-06 15:20:09 l 수정일:2013-12-11 17:26:55

친구의 권유로 알게 된 SNS, 새벽기도 후 잠들지 않으려고 가족과 교회 이야기, 책을 읽고 얻은 통찰들을 하나씩 올렸다. 그런데 팔로워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어느 날은 목회 성공 팁에 관한 풍자적인 글을 재미 삼아 올렸는데 ‘폭풍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팔로워가 더 많아졌다. 최근 <본질이 이긴다>를 펴낸 김관성 목사(덕은침례교회)의 이야기다.

경기도의 한 작은 교회를 섬기는 목사가 들려주는 교회 이야기는 혈기왕성한 젊은 목사의 치기 어린 글로 간주하기에는 그 울림이 깊고 명징하다. 이는 수천 명의 팔로워들이 매일 아침 그의 글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에게서 ‘상처 입은 치료자’로 불리는 김 목사를 직접 만났다.
 
▲최근 <본질이 이긴다>를 펴낸 김관성 목사를 그가 시무하는 덕은침례교회에서 직접 만났다.ⓒ뉴스미션

새벽기도 끝나고 올린 글들에 폭풍 공유…SNS 스타 작가로

“SNS 스타 작가요? 너무 부끄럽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페이스북을 알게 됐는데, 글을 길게 써도 되는 기능들이 있기에 내 생각들을 하루에 한 편씩 올려보자고 시작했던 겁니다. 그런데 파장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죠.”

특히 C. 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와 오스 기니스의 <악마의 비밀문서를 훔치다>를 한국교회의 상황에 맞게 풍자적으로 재해석한 글 ‘목회 성공하고 싶으냐? 내가 몇 가지 팁을 알려 주마’는 폭풍 공유와 함께 SNS 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글을 매일같이 프린트해서 냉장고에 붙여 놓고 묵상하는 가정주부에서부터 신학생과 목회자, 직장인, 청년, 비신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친구와 독자들이 그의 글을 기다린다. 그 비결은 뭘까.

신학교 시절 책벌레로 통하며 수많은 원서와 인문서를 독파한 그의 내공은 책 곳곳에서 나타난다. 평신도와 비신자가 읽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과 허를 찌르는 통찰력으로, 그는 우리가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낸다.

“종교개혁의 전통 위에 서 있는 교회라고 자부하면서 그들의 선조가 증거한 내용과는 아주 다른 내용의 설교를 전하고 있습니다. 청중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악해서 복음의 정신 앞에 굴복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지 않고 그들의 심리의 향방을 간파한 후 더 재미있고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패를 돌리는, 적당히 가공된 말씀을 곁들여 성공 비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의 교회는 종교 시장에 불과합니다. 종교 시장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좋은 시절은 좋은 시절대로, 힘든 시절은 힘든 시절대로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그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 교회 공동체, 과연 우리에게 유익할까요?”

“자기 증명의 수단으로 전락한 목회 현장, 세속화로 이어져”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일까. 김 목사에게 물었다.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하나님의 거룩한 부름을 ‘자기를 증명하는 도구’로 사용하기 때문이죠. 자기를 증명시키기에 가장 효율적인 세상의 방법들을 동원하게 되고, 그러면서 교회가 세속화 되는 것입니다. 흔히들 큰 교회, 성공주의적인 설교, 목회자의 윤리 문제 등을 비판하지만 그 핵심에는 자기 증명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목회 현장이 있다는 겁니다.”
 
 ▲그의 책 <본질이 이긴다>

신자라고 예외일 리 없다. “신자들의 가치관이 완성되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세상에 있는 것들이 내 속에 ‘복’이라는 이름으로 확보되고 주어지는 것, 그래야 기독교 신앙이 완성된다고 생각하죠. 교회에서 중직자가 되려면 기도와 말씀 생활, 봉사 열심히 하고 부자일 것. 사람들은 그 요건에 충족되지 못하면 고민합니다. 기독교신앙을 오해하고 있는 것이죠.”

김 목사 자신도 ‘난 왜 이렇게 사나’라는 열등감과 자괴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존 파이퍼의 ‘우리가 그분을 만족케 할 때, 그분은 가장 큰 영광을 받으신다’는 한 문장이 그에게 큰 해방감을 안겨줬다.

하나님은 우리가 세상에서 쌓은 업적과 성공으로 영광 받으시는 것이 아니라, 신자로 부름 받은 것 자체가 하늘의 신령한 복을 누리는 것임을 깨닫고 그것이 삶으로 나타날 때 영광을 받으신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제시하는 가치관과 도량형 잣대로 목회를 평가하면 안 됩니다. 큰 자리로 부름 받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신실하게 감당하고, 작은 자리로 부름 받은 사람은 그 자체로 꿀릴 것 없이 복된 사역을 감당하면 되는 것입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본질은 유지하되 방법론은 다양하게 하면 된다고. 하지만 방법은 반드시 본질에 영향을 줍니다. 분명한 건, 하나님은 한 영혼을 위해 자신의 삶을 불태울 수 있는 목회자를 찾으신다는 겁니다.”

“가난과 폭력의 상처, 사람을 섬기는 도구가 되더라”

김 목사의 이야기에서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가족’이다. 그는 울산에서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고래 고기를 파는 어머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상처 많은 성장기를 보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아버지의 폭력으로 늘 자신감이 없고 두려움이 많은, 부정적인 자아상이 제 안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일본인 작가가 ‘가족이란 보는 눈만 없다면 쓰레기처럼 갖다 버리고 싶은 그 어떤 것’이라고 말했는데, 정말 뼛속 깊이 공감이 되는 말입니다.”
 
▲환하게 웃어 보이는 김관성 목사ⓒ뉴스미션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주일학교 선생님. ‘관성아, 선생님이 사람 좀 볼 줄 아는데 너는 엄청 크게 될 사람이다. 절대로 잊지 마라’, ‘관성아, 선생님 인생의 전성기도 너를 만나고 시작됐어. 너를 가르치고 돌보는 것보다 선생님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없단다.’ 선생님의 이 두 마디는 그의 삶을 변화시켰다.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그 인생을 살고 싶어졌습니다. 하나님이 선생님을 통해 제 삶을 확장시켜 주신 거죠.”

그리고 하나님은 김 목사에게, 한 사람의 상처가 어떻게 치료될 수 있는지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주셨다.

“살아보니 상처가 없어지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아버지의 폭력과 가난에 시달려서 나타난 증상이 하나님 손에 놓이니 사람을 섬기는 도구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사물이나 사람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고 빠르게 포착해서 필요한 말을 해내는 능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인지 사람들과 상담하면 많이들 울곤 합니다.”

김 목사의 별명이 ‘상처 입은 치료자’인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교회를 향해 쓴 소리를 내뱉으면서도,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건네며 자신의 목회 양심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목회자의 모습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끝으로 그의 책 일부를 인용하며, 그의 고군분투가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아내의 잔소리와 짜증을 따뜻한 미소로 겸손하게 받아 내는 일은 죽는 것보다 쉽지 않습니다. 남편의 발광을 인자함과 여유로운 이해로 수용하는 일은 순교만큼 힘든 것입니다. 순교는 일순간이지만 삶은 죽을 때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중략) 눈을 뜨면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감당하십시오. 그것이 세상을 이길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믿음입니다.” -<본질이 이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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