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7, 2013

굼나제대안학교


발가벗고 띄는 新출애굽 학교



꼴지들의 대안학교로 잘 알려진 세인고등학교. 꼴지에 가까운 성적을 가진 아이들이 인성교육과 지적 개발을 통해 3년만에 90% 이상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갈 만큼 뛰어난 학습효과를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상을 품은 인간’이라는 뜻의 ‘세인’의 설립을 처음부터 기도로 준비하고, 설립의 근본 바탕을 마련했던 사람이 초대 교목인 이재문 목사(45)다. 그는 지난 3월 16일 현재 8명의 학생과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이 함께 하는 굼나제청소년 학교를 시작했다. 잘 나가는 세인고를 그만 두고 비인가 대안학교인 굼나제를 시작했던 그의 사연은 무엇일까.

‘말’만 있고 ‘삶’이 없는 교육
이재문 목사가 세인고라는 대안학교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전주권에서 초교파적으로 10명으로 구성된 ‘주님을 사랑하는 교회 모임’에서였다고 한다. 서로 모여 기도와 전도, 나눔의 교제를 하던 중, 청소년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차에 ‘종교계가 나서서 대안학교를 전국에 시범적으로 세웠으면 좋겠다’는 뉴스를 듣게 됐다. 알고보니 당시 소년원에 들어오는 아이들의 40%가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는 통계가 나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법무부에서 교육부에 제기했던 것이다.

이 목사는 대안학교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경험이 한 가지 있다. 서울에서 중학교 졸업을 2개월 남겨놓은 여학생이 문제아로 찍혀, 가는 곳마다 받아주지를 않아 학부모가 이 목사에게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그 학생은 공부도 잘하고 부모와도 특별한 문제 없이 잘 지냈던 학생이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때 선생한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매를 맞아,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선생님이 미워졌고 비뚫어지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결국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이 아이를 문제아로 낙인찍었고, 가는 곳마다 적응하지 못하게 됐다.

이 목사는 이 여학생을 자신의 딸과 같이 생활하게 하면서, 기독교학교에 연결시켜줬다. 교장이 장로님이고, 선생님들이 기독교인이니깐 뭔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졸업 1~2개월을 앞두고 교장한테서 ‘데려가라’는 연락이 왔다. 담임선생님 얘기로 특별히 사고를 친 게 아니라, 사고를 칠 위험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여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함께 서울에 놀러가자고 하며, 주고받던 쪽지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를 선생은 학생들을 꼬드겨 가출하겠다는 의도로 받으들였고,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얘기었다. 

법없이도 살 분이라고 소문난 여학생의 아빠까지 내려와 무릎을 꿇고 애원을 해도 무조건 안된다고 거절했다. 이 목사는 “무슨 소리냐? 예수님은 소를 위해서 사신분이었고, 각자 나 한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셨는데, 어떻게 기독교 학교가 이럴 수 있느냐?”고 애원해도 소용이 없다는 거란다.
“그때 담임선생님이 모 교회의 목사 사모였어요. 그러니깐 더 화가 난 거에요. 제가 목사 아니었으면 참지 못했을 거에요. 진짜 예수를 모시고 사는 사람인가라는 의구심이 들더라구요. 아무리 사정해도 안되는 거에요. 그 때 제가 울었어요. 기독교학교면 이 사회와 교육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거에요. 가르침은 있지만, 예수 정신은 없고 실천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곳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션스쿨이 다 그렇더라구요.”

그 여학생은 영문도 모르고 왜 가냐고 묻자, 사정을 말하자 펑펑 울었다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려고 결심했는데, 안된 것이다. 그후 그 학생은 지금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중이다.

제대로 된 신학교 만들기
이 목사는 처음엔 대안학교가 아니라, 신학교를 세우려고 20년 가까이 기도해왔다. 입은 있으나 삶이 없고, 자기 이름과 명예를 위해 목회하는 목사 세계의 비리들을 알게 되면서, 신학교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해외 유학을 했다고 해서 제대로 된 목회자 찾아보기 힘들어요. 목사로서의 영적이고 인격적인 훈련이 돼 있지 않아요. 제가 볼 때, 우리 기독교는 너무나도 우습게 목사가 되는 것 같아요.”
카톨릭의 타락으로 종교개혁이 일어났는데, 이 타락은 사제들을 적당히 교육시켜서 대량으로 배출시킨 데서 비롯된 것이다. 신학교에서도 목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교육을 시켜야 되는데 그것이 없다. 혼자 알아서 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런 교육 부재에 있어서, 공동체 교육 부재가 가장 심각하다. 개인적으로는 공부도 많이 하고 기도도 많이 한다고 하지만 공동체 속에서는 ‘나만 예수 잘 믿으면 된다’는 개인주의의 모습으로만 나타난다. 
이런 개인주의가 공동체를 파괴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이 목사는 제대로 된 신학교를 세워, 제대로 된 목회자들을 배출하고 싶었다고 한다.

마이너스 교육을 플러스로 우여곡절 끝에 세인고가 세워졌다. 많은 사람들의 만남과 섬김, 투자가 있어야 가능한한 학교 설립에 부자보다는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1만원, 2만원 헌금하고 기도해준 것들이 밑바탕이 됐다. 폐교된 건물을 개조해 열악한 상황에서 학교를 시작했다. “세인고 1회 졸업생들은 정말 문제아가 많았어요. 학부모님들이 ‘졸업하지 못할 아이들이 졸업하게 됐다’며. 고맙고 감사하다고 하는 거에요. 정말 교육은 한 걸음에서 출발하는 거에요.”

세인고는 순수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대안학교로서는 최고 성공을 거둔 곳으로 평가 받는다. 홍보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입시 경쟁율이 보통 남자의 경우 8:1, 여자의 경우 12:1 정도 된다. 떨어진 아이와 학부모들은 엄청 울고 난리였다.
“제가 보기엔 다 똑같아요. 떨어뜨릴 아이가 없다는 거죠. ‘대안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온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구제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문제는 세인고에서도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애들이 많다는 점이다. 견디다 못해 전학하는 아이들이 많고, 수업시간에 잠자는 애들도 많았다. 학교가 싫어서가 아니라,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전학하는 애들도 있다. 아무리 좋은 학교라도 아이의 적성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목사는 더욱 고민에 빠지게 된다.
또 하나는 외부에서 많은 상담요청이 온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새벽열차를 타고 학교에 오는 부모들도 있다. 그분들은 들어오자마자 ‘아이들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울면서 호소한단다. 통계청에 의하면 학교를 다니다가 중도에 포기하거나 탈락하는 아이들이 1년에 7만명에서 8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 중 인가든 비인가든 모든 대안학교가 다 받아들인다고 해도 1천명이 안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아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인데, 이 사회에 이들을 책임지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요.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이러한 여러가지 종합적인 이유 때문에 이 목사는 “누구든지 오면 다 받아들일 수 있고, 적응할 수 있는 학교를 세우자!”고 결심했다. 이 목사에 의하면 기존의 70~80%의 학생이 마지못해 어쩔수 없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 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꿈은 기존의 교육과목을 동일하게 강조하는 억압된 구조가 아니라, 여기에서 벗어나 그들을 구출시킬 수 있는 ‘굼나제’라는 페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한다. 

굼나제의 철학과 이념
벌거벗고 열심히 연습하라
‘굼나제’는 디모데전서 4장 7절의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는 말씀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연습하라’에 해당하는 헬라어 ‘귐나조’에서 따온 말이 ‘굼나제’다. 귐나조는 벌거벗은 채로 운동하다, 훈련하다, 단련하다, 연습하다, 연단하다 등을 뜻하는 말이다.

체육관을 뜻하는 ‘김나지움’ 또는 ‘짐나지움’은 이 말에서 파생한 것이다. 운동선수들이 체육관에서 경기를 위해 피눈물나게 연습하는 것처럼 경건의 연습을 철저히 하라는 얘기다. 공부를 훈련이라는 말로 보는 것이다.

굼나제는 이렇게 최선을 다해서 연습하라는 의미도 있지만,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의식과 사고를 완전히 벗어버리고 새로운 의미로 교육을 해보자는 뜻도 포함돼 있다. 복음이라는 것 자체가 의식변화다.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이 되는 새창조를 이루는 것이다. 복음 자체가 새로운 질서를 가져오게 한다는 뜻이다. 또 이렇게 기존의 낡은 의식을 뒤집어 엎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교육이다.

우리의 선택과 필수는 다르다
굼나제는 기존의 커리큘럼을 적용하지 않는다. 기존의 커리큘럼에서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은 선택과목으로 두었다. 이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할때, 하게 만들겠다는 이 목사의 의도다.
교육을 필수와 선택과목으로 구분해놓은 것은 반드시 있어야 되는 일이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도 이런 방식으로 실행하셨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한 것은 필수고, 동산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임의로 먹으라는 것은 선택이다. 따라서 필수과목은 반드시 해야 될 중요한 과목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반드시 받아야 될 필수과목은 무엇인가?
첫째, 하나님 나라의 교육이다. 곧 영적 교육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인간 본래의 모습이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전인건강에 대해 기존의 육적 건강,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에 영적 건강이라는 항목을 포함시켰다.
두번째, 사람 관계 교육이다. 인간은 더불어 사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행복을 좌우한다.
세번째, 달란트 교육이다. 달란트는 재능과 성격, 성질 등을 다 포함하는 말이다. 달란트는 하나님이 태어날때부터 이미 주신 것으로, 본래적인 것이다. 더불어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는 다양한 것으로 고유성이 있다. 마태복음 21장에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어린 나귀, 주인, 제자, 어린아이들은 그 나름대로 각자 고유한 목적에 쓰임을 받고 있다. 보석이 찾아서 닦아야 빛이 나듯 고유한 달란트를 빨리 찾아 개발시키고 극대화시켜야 된다.

관심은 우리 삶을 이끌어가는 주인이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관심은 주님께 두어야 한다. 그래야 주님께서 우리 삶을 이끌어가신다. 이밖에 달란트를 찾는 방법엔 관찰, 유전, 적성검사 등이 있다.
사람을 지으신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인데(사43:1), 이는 내가 받은 것을 찾아 극대화시킬 때 가능하다. 극대화되어 행복할 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 이처럼 행복은 받음과 줌이 있을 때 온다. 받기만 하고 쓸줄 모르는 사람은 불행하다. 행복은 받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줄 때에 오는 것이다.
굼나제에서는 2만가지로 세분화된 다양한 분야에서 제2의 빌게이츠, 제2의 스필버그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장을 견학해서 관찰하게 하고 경험하게 한다. 이것도 달란트를 찾는 방법 중 하나다.

달란트를 찾는 최종적인 방법은 기도다. 시편 37편 23절에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 길을 기뻐하시나니”라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이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선한 길로 인도하신다고 했다. 곧 하나님께서 정하신 길로 갈 때에 가장 정확한 것이다. 이런 방법들을 종합할 때 정확한 달란트를 찾을 수 있다.



달란트교육의 핵심은 신앙이다
실천 없는 신앙, 왜곡된 신앙은 결코 성숙된 신앙이 아니다. 에베소서 4장 13절에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르리니”라는 말씀이 있다. 가르침과 교제, 봉사가 함께 어우러져야 신앙의 성숙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천의 하가지 방법이 봉사다. 굼나제는 매주 봉사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글 읽어주기, 청소, 설겆이, 목욕, 빨래, 놀아주기 등 모든 분야에서 받은 달란트를 가지고 봉사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체험을 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봉사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부터가 봉사의 시작이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이웃부터 봉사를 하게 한다. 이것을 통해서 복음이 들어가는 것이다. 말로만 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해서 신앙교육, 하나님나라의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자기관리 프로그램에 몸, 영혼, 마음, 시간, 물질, 일 등을 관리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자기관리는 철저하게 습관화되도록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언어관리, 표정관리도 교육에 포함돼 있다. 표정도 끊임없이 훈련돼야 한다. 이에 굼나제는 이미지 관리 전문강사가 반복적인 훈련을 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굼나제는 받은 달란트의 실력자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인격자요, 신실된 신앙의 소유자로 만드는 것이다. 한 마디로 주님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문의 : 063-211-1318)





  이근세 군(17세)
“입학한지 16일 됐는데, 왠지 편해요. 옛날엔 학교에 가면 잠만 자는 게 일이었는데, 지금은 즐겁게 공부할 수 있어 좋답니다. 또 내 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승연 양(19세)

“여기 오기전에 일반 학교를 다니다가 두번이나 그만 두었죠. 그동안 살고싶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깐 뭐든지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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