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화된 공교육에 대한 반발로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산에만 이미 20여 개가 넘는 대안학교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상당수 대안학교가 학생들의 수업료 부담이 큰 고비용 구조인데 반해 교사들의 임금은 일반 학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쳐 열악한 근무조건이 잦은 이직을 낳고 있다.
부산에서 대안학교로는 유일하게 교육청 인가를 받은 연제구의 A고등학교.
학생의 80% 이상이 외국에서 정규학교 과정을 2년 이상 수학한 학생들로 구성됐고, 수업비는 일반계 고교의 두 배 이상이나 비싸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임금은 일반고교의 60% 수준으로, 경력 1년차 교사의 월급이 겨우 100만 원 남짓에 불과하다.
부산시내에만 20여 곳에 이르는 비인가 대안학교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학생들의 입학금과 수업비는 일반 학교보다 무려 4배 이상 높은 곳이 대부분이지만 교사 임금은 일반 학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과도한 업무 부담은 더 큰 문제다.
일반학교 교사가 보통 하루 한 번의 수업준비로 4~5시간의 수업을 책임지는 것과 달리, 대안학교 교사는 모든 학년에 걸쳐 심화과정과 기본과정까지 떠맡아 하루에 4번 이상의 수업 준비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안학교에 재직 중인 A교사(43.북구)는 "보통 일반학교 교사들은 한 학년을 맡아 수업지도를 하면 되지만 대안학교는 전 학년을 맡는 것은 물론 학년마다 기본반과 심화반으로 나뉘어져 있다"면서 "1시간 수업 준비하고 1학년 가르치고 또 1시간 준비해서 2학년 반에 들어갔다 나오면 3학년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학교 청소와 기숙사 생활지도 등 잡무까지 떠맡으면서, 입시교육에 벗어나 학생 중심의 교육을 실천하자는 초심을 잃어버리고 다시 제도권 교육현장으로 돌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다른 대안학교에 7년째 근무하고 있는 B교사(여.36.사상구)는 "적은 인력에 수업지도에만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라는데 교장 선생님의 외부 행사에 까지 동원될 때면 '왜 대안학교에 왔나'하는 회의가 든다"며 "매년 30% 이상의 교사가 그만두고 일반학교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없이 교사의 무한 희생과 학부모의 비용 부담에만 의존하고 있는 대안학교의 현실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제구의 A 대안 고등학교는 "수업비가 두배 가량 높고 학생 정원의 80% 이상이 외국에서 정규과정을 이수한 것은 맞지만, 10% 가량이 새터민과 기초생활 수급 가정 자녀들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
No comments:
Post a Comment